내용 소개

파란자전거 역사동화 8권. 역사 중에서도 조선사를 공간과 직업이라는 주제로, 궁궐이라는 공간에서 궁녀라는 직업군을 통해 살펴보려 한다. 엄격한 신분제 사회이자 가부장제 사회였던 조선 시대에 중간 신분의 한 여자아이가 능력과 소신을 펼쳐 보일 수 있는 상황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바로 조선 사회의 전문직 여성인 궁녀다.


가난 때문에 버려지다시피 궁궐에 들어오게 된 주인공 윤이를 통해 궁녀라는 직업군과 조선의 궁궐이라는 장소, 그 안의 사람과 사람 관계 등을 보여 주어 근대적 합리주의와 상당히 멀었던 당시 사회에서도 의지만 있다면 능력을 펼쳐 보이며 자신만의 길을 찾아 결국 이룰 수 있음을 보여 준다.


목차


글쓴이의 말 : 열두 살 소녀 윤이는 또 그렇게 역사의 하루를 살아갑니다

1. 궁궐 구경하는 날
2. 밤골 사는 윤이라 하옵니다
3. 애기 항아 윤이
4. 글을 몰라도 길 찾는 데는 도사
5. 기이한 소동
6. 특별한 심부름
7. 귀신이냐, 사람이냐
8. 애체로 보는 세상
9. 의문의 상자
10. 공보의 당부
11. 비빔밥 독살 사건
12. 누명
13. 귀신 잡는 새앙각시
14. 수정각 귀신의 정체
15. 애체 쓴 감찰 궁녀

궁궐을 움직이는 사람들
_김성희, 국사편찬위원회 편사연구사

지은이

손주현 글

서울대학교에서 국어교육학과 미학을 공부했다. 작품을 통해 만나는 어린이 독자들이 옛것을 통해 삶의 올바른 길을 찾아 나가길 기대하며 옛날을 담은 책들을 계속 써 나가고 있다. 《은규의 꽃범》으로 제23회 “MBC 창작동화대상 장편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쓴 책으로 역사동화 《조선 과학수사관 장 선비》 《사로국 명탐정과 황금보검 도난 사건》 《처인성의 쌍소금 소리》와 역사 교양 책 《위기 탈출 조선 119》 《경국대전을 펼쳐라!》 《동물원에서 만난 세계사》, 같이 쓴 책으로 《조선 건국의 진짜 주인공을 찾아라!》가 있다.


정은선 그림

대학에서 광고디자인을 전공했고, SI그림책 학교에서 그림책을 배웠다. 

그린 책으로는 《말주머니》 《스파이더맨 지퍼》 《박중령을 지켜라》 《수영성 소년 장이》 《떡 귀신 우리 할머니》 《걱정을 가져가는 집》 《가슴에 별을 품은 아이》 《나의 나비 할머니》 《진짜 형이 나타났다》 《좀 멋지고 싶다》 등이 있다.

눈으로 보는 책

편집자 리뷰

눈 나쁘고 글은 몰라도

길 찾는 데는 도사인 천방지축 새앙각시의

궁궐 미스터리 사건 수사기


일 년에 딱 한 번 궁궐의 문이 열리는 날,

구중궁궐 한복판에 덩그러니 남은 소녀.

지밀나인의 시기도 세도가의 음모도 막지 못한

겁 없고 당찬 열두 살 소녀 윤이의 꿈을 향한 열정과

파란만장한 궁녀의 삶을 만나 본다.

 

 

기록되지 않았으나

역사의 물길을 낸 부지런한 손길들

 

역사를 통한 배움은 ‘어떻게’ 배울지에 따라 그 갈래도 여럿이다.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 태조 이성계 등 누구나 알 법한 위인과 왕들을 통해 그들의 업적을 칭송하며 시대와 나라와 역사적 사건을 배우기도 하고, 살아 있는 역사 교과서라고도 하는 박물관에 전시된 다양하고 화려한 유물들을 통해 당시의 사람들과 생활을 그려 보며 배우기도 한다. 하지만 ‘역사’라는 것은, ‘사회’라는 것은 왕과 장군뿐만 아니라 그들을 있게 한 백성도 있고, 가족도 있고, 그들을 보살피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기에 돌아가고 만들어지는 것이다.

파란자전거 역사동화 《동에 번쩍 서에 번쩍 귀신 잡는 감찰 궁녀》는 역사 중에서도 조선사를 공간과 직업이라는 주제로, 궁궐이라는 공간에서 궁녀라는 직업군을 통해 살펴보려 한다. 엄격한 신분제 사회이자 가부장제 사회였던 조선 시대에 중간 신분의 한 여자아이가 능력과 소신을 펼쳐 보일 수 있는 상황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바로 조선 사회의 전문직 여성인 궁녀다. 가난 때문에 버려지다시피 궁궐에 들어오게 된 주인공 윤이를 통해 궁녀라는 직업군과 조선의 궁궐이라는 장소, 그 안의 사람과 사람 관계 등을 보여 주어 근대적 합리주의와 상당히 멀었던 당시 사회에서도 의지만 있다면 능력을 펼쳐 보이며 자신만의 길을 찾아 결국 이룰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조선의 여성 공무원 궁녀는 누구?

 

조선 시대의 궁궐에는 주인인 임금과 왕비와 왕자, 공주, 후궁이 여럿 있었으며, 왕실의 시중을 들고 궁중의 살림살이를 맡은 궁녀와 내시들도 수백 명이나 살았다. 이 가운데 왕과 그의 가족이 아닌 진짜 “궁궐을 움직이는 사람들”에는 최초의 여성 공무원인 궁녀가 있었다. 10세 전후에 입궁하여 15년가량 수련 기간(새앙각시 혹은 생각시)을 거친 뒤 정식 궁녀(나인)가 되는 그녀들의 삶은 지금의 공무원처럼 꼭 좋지만은 않았다. 왕의 여인으로 평생 결혼도 하지 않고 중병에 걸려 일을 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러서야 궁궐을 벗어날 수 있었으니 말이다. 궁녀에도 계급이 있어 왕과 왕의 가족을 가까이서 모시는 지밀나인이나 궁녀를 단속하고 감찰하는 감찰 궁녀 등은 동경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조선 제14대 왕 선조 때, 한 해의 잡귀를 쫓는 행사인 “나례 행렬을 따라 궁궐에 들어왔다가 버려져 궁녀가 된 명순”이라는 소녀에 대한 기록이 있다. 소녀는 엄하고 힘들다는 궁궐에서 과연 어떤 삶을 살아갔을까? 손주현 작가는 소녀 명순에서 가난하고 눈도 나쁘고, 그러다 보니 글도 익히지 못한 윤이를 떠올렸다. 그 옛날 아무나 혹은 아무 데서나 쓸 수 없었다는 안경(애체)을 임금에게 선물 받은 궁녀, 윤이의 이야기는 열심히 그리고 당차게 나아가는 열두 살 소녀가 만들어 낸 소중한 ‘역사의 하루’를 감동 깊게 그려낸다.

 

 

거침없이 옹골찬 새앙각시의

위풍당당 궁궐 미스터리 사건 수사기

 

일 년에 딱 한 번 궁궐 문이 열리는 나롓날, 열두 살 윤이는 아버지를 따라 궁궐에 갔다가 그만 길을 잃고 만다. 견습 내시 공보의 도움으로 궁궐을 나가려 했지만 실패하고, 궁녀들에게 발각되어 궁에서 하룻밤을 묵는다. 아비가 버리고 갔음을 짐작한 마음씨 착한 안씨 항아의 도움으로 애기 나인으로 교육을 받게 된 윤이는 가난한 집안을 생각하며, 이왕이면 월봉도 많고 인정받는 여자 관리가 되기로 마음먹는다. 눈도 나쁘고, 글도 모르고, 천방지축 산과 들을 뛰어다니며 자란 윤이에게 나인 수업은 힘들기 짝이 없었다. 게다가 자신을 떠받들지 않는다며 텃새를 부리는 지밀상궁의 조카 진이도 한몫했다. 눈이 나쁜 탓에 후각과 촉각, 청각이 발달한 데다 호기심이 많고 영민하며 한번 시작한 일은 끝을 보고 마는 성격의 윤이는 온갖 심부름을 하며 궁궐 내 지리를 익힌다. 길 찾는 일을 잘한다는 소문이 나자 상궁의 눈에 들어 대비의 문서 전달자이자 심부름꾼인 색장나인의 조수가 된다. 단 조건은 글을 읽을 줄 몰라야 했다. 조건이 수상쩍었지만, 정식 궁녀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안씨 항아의 말에 열심히 해 보기로 한다. 대비전의 심부름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질투가 난 진이는 윤이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꼬투리를 잡아 내쫓을 궁리를 한다.

궁 생활 한 달이 지난 어느 날 윤이는 공보와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되고, 궐 내 귀신이 출몰했다는 기이한 사건과 맞닥뜨린다. 절대 사건에 휘말리지 말라는 공보의 당부를 뒤로 한 채 윤이는 사건의 뒤를 밟던 중 같은 방을 쓰던 정씨 항아의 수상한 움직임을 목격하지만, 뚜렷한 증거는 찾지 못한다. 윤이는 어엿한 감찰 궁녀가 되겠다는 자신의 꿈을 위해 색장 조수 일에 열심이었다. 그러다 애체전 주인에게 낡은 애체를 얻는 대가로 지밀상궁에게 비밀스런 물건을 전하게 된다. 비밀 심부름은 한 번으로 그치지 않고 계속된다. 눈이 나쁜 윤이에게 애체는 신세계였지만, 사건에 잘못 연루되었다간 목숨까지 위태로울 수 있다는 공보의 충고에 애체를 돌려준다. 대신 공보에게 상아테 애체를 얻게 되는데 결국 그것이 윤이의 발목을 잡고 위험에 처하는데…

궁궐 내 기이한 귀신 소동, 나인들의 수상한 움직임, 그 뒤를 바짝 쫓는 감찰부 상궁과 나인들, 궁에 버려졌으나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지 않고 스스로 삶을 헤쳐 나가는 윤이는 과연 누명을 벗고 감찰 궁녀가 되어 어엿한 여성 관리로 우뚝 설 수 있을까?

 

 

감동과 웃음, 흥미진진한 사건 해결,

궁궐 사람들의 생생한 삶을 그린

흥미진진한 역사 속으로의 특별한 여행

 

초등학교 때는 꾸준히 일기를 쓴다. 때로는 숙제의 강요에 떠밀려, 어느 날은 너무도 기쁜 감흥에 넘쳐, 또 어떤 날은 낙서처럼 끄적거린 그림으로도 일기를 대신한다. 시간이 지나 읽은 ‘일기’는 다름 아닌 내가 살아온, 내가 써 내려간 한 편의 ‘역사’가 된다. 역사는 바로 이런 것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사회를 이루고 국가가 되듯, 그들의 삶이 모이고 모여 지금 우리가 지나는 시간이 되고 걸어가는 역사가 되는 것이다.

작가 손주현은 당부한다. “보잘것없는 위치에, 아무 힘없는 사람일지라도 그들의 삶은 제각각 하나의 역사를 만들어 간다. 윤이나 공보처럼 어느 시대나 어디에나 있고 열심히 사는 이들 하나하나가 모여 세상을 굴러가게 한다. … 크고 위대한 일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어떻게 해내는가가 더 중요함을 알게 되기를 바란다.”고.

엄하다는 구중궁궐에 홀로 남겨진 윤이의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아프다. 천민은 아니지만 가난 때문에 궁궐에 버려졌고, 믿기지 않는 사실은 곧 현실이 된다. 버려졌으니 버텨야만 했다. 그냥 버티는 것이 아니라, 잘 자라 집안에 보탬이 되고 싶었다. 열두 살 소녀는 훌쩍 철이 들어 있었다. 하지만 소녀도 내시 공보와의 만남에서는 또래의 발랄함을 보여 준다. 먹는 것만 밝힌다는 놀림에 삐치기도 하고, 족제비에 놀라 윤이 치마 뒤로 숨는 공보를 대신해 나뭇가지를 휘두르기도 한다. 맛난 음식을 함께 나누기도 하고, 몇 달째 만나지 못한 친구를 걱정하기도 한다. 윤이를 동생처럼 보살피는 안씨 항아, 대비의 위세만 믿고 안하무인인 김 상궁과 정씨 항아와 진이, 강직하고 가슴 따뜻한 감찰 상궁, 그리고 수많은 궁궐 사람들의 이야기는 당시 사회상과 화려한 궁중의 일상을 가능하게 한 궁궐 살림꾼 궁녀의 생활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원한 산 일이 없어 귀신 따윈 무섭지 않다”며 기이한 귀신 소동에 발 벗고 나선 윤이와 윤이를 둘러싼 살인 사건의 음모, 눈 대신 청각과 촉각을 동원해 사건의 중심으로 한 발씩 걸어 들어가는 윤이와 감찰부 나인들의 행보는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한다. 감동과 생생한 현장감, 흥미로운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역사를 자연스럽게 알아가는 길, 궁궐을 움직이는 부지런한 손길 궁녀 윤이와의 특별한 여행에 동참하길 바란다.